여행(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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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도시는 없다.
터키의 동쪽은 시리아, 이라크, 이란,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조지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그중 시리아와 이라크는 우리나라 외교부에서 여행 금지 국가로 방문, 체류를 금지하고 있는 나라이다. '위험하다.'는 이야기와 '터키의 다른 지역보다 훨씬 대화하기 힘들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터키의 동쪽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터키 친구에게 물어봤다. '터키의 동쪽은 어때?' '너무 아름다운 곳이야. 그곳은 터키가 아닌 것 같아. 그쪽에는 시리아 사람들과 다른 아랍 사람들이 많아. 모두가 위험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조심해야 해.' 터키 친구는 너무 아름다운 곳이지만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친구의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는 말에 '조심해야 해.'라는 말은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터키 친구에게..
2021.04.04 -
안탈리아 마지막이 아쉽지 않았던 이유
안탈리아에 투자하기로 한 시간은 딱 4일이었고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마지막 날을 제외하면 딱 하루가 남은 날이었다. 안탈리아와 안탈리아 주변으로 둘러볼 곳은 많았다. 그중에 관심이 쏠렸던 곳은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이 살았던 올림포스 산과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는 산 키메라였다. 하지만 비수기 때의 여행은 선택지를 제한적으로 만들었다. 발품 팔며 들렀던 모든 여행사에서 일반 투어는 일정 인원이 차야 진행이 가능해 비수기에는 진행이 어렵지만 프라이빗 투어는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마저도 깃털 같은 주머니 사정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었다. 가이드의 세세한 설명이 함께하는 투어는 결론적으로 불가능했다. 숙소의 인터넷을 이용해 차선책을 검색하고 있을 때 휴대전화가 떨었다. 평소에 항상 얌전했던 휴대전화가..
2021.03.25 -
안탈리아 공감대
원래 안탈리아를 지나 알라니아에 가서 서핑을 하려고 했다. 터키 친구가 연결해 준 서핑숍에서 이제 파도가 없어 서핑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했고 안탈리아로 가기로 했다. 무계획을 지향하지만 목적지가 정해지면 이따금씩 알아보는 편이라 버스 터미널에서 안탈리아를 검색했고 '터키 최고의 관광지', '300일 이상 화창한 지중해 도시', '아름다운 유적지와 올드 타운'이라고 사람들이 비유한 안탈리아로 출발했다. 4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안탈리아는 현대식 트램과 나란히 달리는 버스들 너머로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하드리아누스 문이 보이고 그 옆에는 스타벅스가 있었다. 오래된 성벽으로 둘러 쌓인 구시가지 칼레이치에서는 일렉트로닉 기타와 드럼 소리가 울리는 펍이 있었다. 간단하게 저녁..
2021.03.25 -
호객? 귀찮지만은 않아
'순례자의 길' '히말라야 트레킹' '쿠바에서 체 게바라처럼 시가 피워보기' '빈 센트 반 고흐의 흔적을 따라가기' '토마스 로시츠키 사인받기' '사하라 사막' . . . 나의 버킷리스트 들이다. 그리고 그중에는 '욀루데니즈 패러글라이딩'이 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목표를 앞에 두고 지나칠 수 없어 욀루데니즈로 길을 정했다. 먼저 돌무쉬를 타고 파묵칼레에서 데니즐리 버스 터미널로 데니즐리 버스 터미널에서 페티예로 했다. 터키는 대형 버스를 탈 때를 빼고는 버스표를 미리 예매하지 않아도 된다. 돌무쉬는 택시처럼 손을 흔들면 태워주고 직접 동전을 건네면서 세워달라고 하는 곳이 정류장이 된다. 돌무쉬보다 크고 일반 대형 버스보다 작은 중간 사이즈의 버스들은 항상 버스 기사님들이 행선지를 외친다. 내가 갈 곳을..
2021.02.03 -
카파도키아 ATV 투어 202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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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의 성
누군가 터키 여행을 이미 했거나 생각 중이라면 '했던' 터키 여행과 '할' 터키 여행들의 계획 안에는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그리고 파묵칼레는 포함되어 있었거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터키를 상징하는 세 곳의 명소는 눈에 보이는 모습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달라서 터키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하기에 좋다. 5년 전 두 달간의 첫 동유럽 배낭여행에서 마지막 10일 동안 터키를 여행했지만 일정상 카파도키아는 불가능했고 여행의 마지막을 파묵칼레에서 보냈었다. 그리고 5년 만에 파묵칼레를 다시 만나는 길에 올랐다. 파묵칼레는 수천 년이 넘도록 흐른 온천수가 만든 하얀 산이다. 석회성분이 포함된 온천수의 화학적 퇴적 작용으로 만들어졌다.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작품들이 많지만 파묵칼레 같은 작품은 생각보다 지구에서 찾아보기 ..
2021.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