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았다.
터키의 남쪽 지중해 연안은 겨울에도 춥지 않다고 터키 친구들이 말했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한파를 수십 년 겪어온 나에게는 춥지 않은 날씨가 아니라 여름 문턱에 들어서기 전 선선은 아니지만 덥지도 않은 딱 늦봄 날씨였다. 욀루데니즈의 바다에 반사되는 햇빛이 따가워 선글라스를 끼고 하늘에 떠있는 패러글라이더 아래를 걸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첫 등교를 할 때, 첫 해외여행 때 공항버스에 올랐을 때 느꼈던 긴장과 두근거림을 오랜만에 느꼈다. 드디어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이 좀처럼 겁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지냈었다. 하지만 나이 20살에 가까워 놀이기구를 처음 경험해 보고 내가 겁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놀이공원 자체에 전혀 관심이 없던 터라 당..
2021.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