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샬라
인샬라는 '신의 뜻대로' 혹은 '알라의 뜻대로'라는 의미이다. 나에게 인샬라는 물음표를 잔뜩 띄워 던진 말에 게으르게 돌아왔던 부메랑이었다. 이번 여행 첫 숙소에서 건물 전체의 인터넷이 끊겨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었을 때, 예약한 투어 날짜의 일기예보가 먹구름과 빗방울이었을 때, 에어비엔비 호스트를 처음 만나던 날 왜 늦게 왔냐고 물었을 때 '어쩌겠어.'라는 표정과 인샬라는 함께였다. 그래서 인샬라를 우리나라의 '내가 그런 거 아니야.'정도의 핑곗거리로 생각했다. "인샬라." 배낭을 메고 이스탄불을 떠나려는 나에게 호스트가 가슴에 손을 올리며 마지막으로 건넨 인사도 인샬라였다. 그때 알았다. 인샬라는 핑곗거리가 아니란 걸. 깊이는 정확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의 표정과 몸짓이 나의 여행이 행복하길 바란다고..
2021.01.21